정체성 묘연한 줄기세포

기사입력 2005.12.21 13:32 조회수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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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답답한 심정이다.

꼭 白日夢을 꾼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 뒤숭숭한 연말 분위기에 편승한 줄기세포의 진위논란과 사학법의 찬반론 등이 한파와 함께 온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런 날이면 대자연의 품에 안겨 모든 생물이 살아 갈 수 있는 순천만으로 달려가자. 그 곳에는 생활 오폐수를 정화하는 갈대 밭. 갯벌 밭이 있고, 때 묻어 더럽혀진 사람의 마음까지도 정화하는 자연정화조가 있다.


삭막한 도심에서 이기심으로 가득한 사람들의 마음을, 아니 세파에 찌든 무딘 감정을 녹아내리게 하는 순천의 자연정화조가 반겨줄 것이다.


최근 줄기세포를 연구해 세계인들의 눈총을 받아왔던 황 교수팀의 엇갈린 주장과 이를 둘러싼 갖가지의 논란들이 지상에 공개 되면서 줄기세포의 정체성이 묘연해 지고 있는 현실이다.


며칠 전 이었다. M B C 에서 긴 시간을 할애하면서 심층 보도하는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논문 진위여부가 시청자로 하여금 대혼란을 갖게 했다. 100여 일간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지구촌을 떠들썩하게 했던 줄기세포의 연구 결과가 거짓과 꾸밈으로 밝혀지고 있는 시점에서 어안이 벙벙했다.


줄기세포의 연구논문에 꿈과 희망을 가졌던 사람들의 마음들이 무너지는 현실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특히 믿음과 신뢰성이 깨지는 한국의 미래를 생각할 때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정체성 상실이었다. 과연 줄기세포가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조차 알 수 없는 정체성의 상실로 이어져 끝내는 전문성을 가진 전문인의 정체성까지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즉 시를 쓰고 있는 시인의 가슴에 詩가 있는지 없는지의 정체성이 묘연해 지고 있다. 감성을 녹아내리는 글밭을 일구고 가꾸어서 글 꽃을 피우는 작업이 詩라고 한다면 줄기세포의 연구논문도 그들의 작업일 수밖에 없다 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사는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연구논문 이어서인지 온 세계가 들썩거리며 큰 충격에 부딪고 있다.


어쩌면 한국인의 얼과 혼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를 일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서울대학의 교수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연구한 논문이 세계인들을 기만하고 조롱했다면 이보다 더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다행한 것은 황 교수팀이 연구한 줄기세포 진위 여부가 온 세계인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크게 괄목 할만하다 할 것이다.


실제로 강 원래 씨는 "솔직히 저는 줄기세포가 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것을 연구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희망이다"며 "지금도 그런 사람들을 기다리고 원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6일 강 원래의 사고 후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를 가진 클론은 “소외된 외침, 내 사랑 송이. 펑키 투나 잇, 꿍 따리 샤바라' 등을 부르며 감동의 무대를 자아내면서, 공연 하루 전인 16일까지도 콘서트 연습에 매진하느라 황 교수의 논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고 했다.


이와는 달리 황 교수와 함께 줄기세포를 연구한 김 연구관의 말은 다소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황 교수와 노성일 이사장간의 공방에 대해서는 “노 이사장의 경우, 황 교수로부터 줄기세포가 없다는 말을 듣고 기자회견에서 '줄기세포가 없다'고 말한 것 같고, 황 교수는 줄기세포를 직접 만들었기 때문에 황 교수 주장에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진위 여부가 더욱 혼란스럽다.


어쨌든 줄기세포의 정체성과 세상의 시끄러움을 잊고 삭막한 마음을 녹이려면 순천만 갈대밭 길을 거닐어 봄도 좋을 성 싶다.

 

 

 

[옴서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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