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산 편백나무 숲에서

기사입력 2006.06.21 10:28 조회수 1,116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왜 이리도 무성할까?

공직을 비롯해 각 기업들의 인사 철을 앞둔 6월은 무성한 말들이 쑥쑥 자라고 있다. 그래서인지 인사권을 가진 사람들은 명산을 찾아다니며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인사에 반영하지 않았나 싶다.

며칠 전이었다. 조계산 선암사 쪽에서 장군봉을 오르다가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울창하게 서있는 숲을 지나쳐야 했다. 그 숲 속에서 아름드리 편백나무와 삼나무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숲이 인간에게 주는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숲이 품어내는 맑은 공기는 물론 나무들의 향기와 우람한 자태들이 우리의 삶에 큰 보탬으로 여겨졌다.

무엇보다도 편백나무와 삼나무의 특성을 살려 그 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랄 수 있도록 “적지적소”로 조림한 산주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자면 편백나무와 삼나무는 침엽수로써 어렸을 때는 음지를 좋아 하고, 커서는 양지를 좋아 하는 수종으로 피톤치드를 많이 생산하는 것으로 측정되고 있다. 특히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야 하는 침엽수는 한정된 양분을 남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더욱 강력한 방어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을 위협하는 미생물에 대해 더욱 단호하게 대처함은 물론, 주위에서 다른 나무들이 번식하는 것도 극력 억제한다.

게다가 침엽수는 낙엽이 적어 부엽토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알뜰하게 자기 보존 메카니즘을 가동해야 한다. 그것이 결과적으로 다량의 피톤치드를 발산하는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또 피톤치드는 주위에 있는 다른 식물의 생장을 억제한다. 소나무, 잣나무와 더불어 피톤치드 발생량에서 훨씬 뛰어난 침엽수종을 보게 된다. 바로 그게 편백나무와 삼나무다.

이같이 조계산 편백나무 숲은 혼탁한 사회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깊이 있는 생각을 해 보면, 우리의 현 사회는 희망설과 음해설이 섞이어 무성하게 자란 잡초마냥 무성하게 자라나는 말들이 판을 치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방선거가 끝난 6월 말에 들어서면서 각 지자체는 인사에 대한 말들이 무성하게 떠돌고 있다.

 즉 “ㅇㅇ가 어디로 이동하고 ㅇㅇ가 승진한단다. 또 어떤 사람은 당선자와 친척이고 학교 선후배지간이며, 같은 지역 출신으로 이번 인사에 발탁된단다.”는 입소문들이 인사권자의 주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인사권을 행사하는 단체장의 주변에는 별의별 사람과 말들이   난무함은 물론 희망설과 음해설이 상존할 것이라 믿는다.

여기서 잠시, 삼국지를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삼국지의 인물 중에서 조조 만 끔 '사람을 잘 부린 사람도 없을 것이다. 유비와 같은 스타일이 아니라 자신에게서 모든 정치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인재들을 적지적소에 배치하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었고, 수많은 인물들을 부리는 능력 또한 대단했다.

유비가 의리와 애정으로 사람을 부린다면 조조는 엄격함과 법률을 우선으로 삼았다. 또 조조는 '손자병법' 등의 병서에도 스스로 주를 달았고, '논어'및 경전등도 두루 읽어 아는 바가 넓었다. 참으로 조조는 인류역사의 보물이라든지, 신의 실수 등으로 빚어진 인물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조계산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적지적소’ 했듯 인사도 ‘적지적소’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오늘따라 ‘인사가 만사다’는 글귀가 새삼스러워진다. 순천시의 노관규 당선자도 조계산 편백나무 숲을 상기해야 할 것 같다.

[옴서감서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인터넷핫뉴스 & schi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