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5월이 얼룩지고 있다.

기사입력 2006.05.15 09:27 조회수 1,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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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들이 온통 푸르게 짙어가는 5월이다. 이 계절 앞에 서면 희망을 심고 싶고, 사랑을 가꾸어 보고 싶은 충동이 생기나보다.

 

붉은 장미꽃의 요염한 웃음이 담장을 넘고 연두 빛 이파리가 하늘가를 물들이는 오월은, 일년 중 가장 활기왕성한 달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인지 5월이 되면 많은 축제가 곳곳에서 열리고 그 축제의 물결 속에서 맺은 인연들이 소중한 삶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5월이 가져다준 희망은 인생의 즐거움과 사랑을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2006년의 5월은 선거로 얼룩지고 피멍이 들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주의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지자체선거가 오는 31일에 실시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위정자들은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선거 전략을 세우는가 하면 상대후보를 폄훼하는 발언들을 조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에 편승한 사회분위기는 유권자의 생각과 마음을 흐리게 할 뿐 아니라 혼탁한 선거풍토를 조성케 하는 결과를 빚고 있다.

 

지난주 토. 일요일 이었다.

표밭 다지기에 나선 위정자들의 발길은 동분서주했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기간에 자신을 알리며 지지를 호소하는 위정자들의 활동이 눈에 띄게끔 왕성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서 고개를 땅까지 숙이며 귀중한 한 표를 자신에게 찍어줄 것을 호소하는 모습들이 다채로웠다.

 

그 자태를 보는 순간,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어쩌면 저리도 배움 있고 덕망 있으며 똑똑한지 모르겠네. 이번에는 저 후보를 찍어 줘야 하지 않을까?” 라는 의아심과 함께 후보판단의 기준을 까먹는 선거풍토에 젖고 말 것이다.

 

게다가 위정자들은 선거기간에 활동하는 자신의 행동들이 유권자로 하여금 유능하고 훌륭하게 보이게끔 과대포장을 하고 있기에 판단을 흐리게 할지도 모른다.

 

어찌 보면 그 모습은 참으로 뻔뻔스럽고 가소로우며 역겹다 아니할 수 없다. 겉에는 반질반질하면서 달고, 속에는 거칠거칠하고 쓴 당의정 같은 속셈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문득 휴일을 틈타 낙안성에 나들이 온 어느 촌로의 하소연이 생각난다.

“내가 70평생을 살면서 위정자들의 감언이설에 많이도 속아 왔습니다. 정치 초년생부터 정치 말 년생까지 하나같이 하는 말은,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자신이 말한 말을 책임진 위정자는 단 한사람도 없었습니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당리당략과 줄서기에 급급한 위정자들 뿐 이었습니다.“ 촌로가 생각하는 위정자들에 배신감은 끝도 없었다.

 

어쩌면 이 촌로가 좋아하는 것은 우리네 정치를 떠나 필자가 노래하는 “낙안성 도깨비” 일지도 모를 일이다.

 

보인다. 들린다. 말한다. /솜씨 있고 맵시 있는 /낙안성 도깨비들이

보인다. 보여! /둘러싸인 성곽 따라 /지킴이로 손짓하는 /투구 쓰고 갑옷 입은 /포졸 도깨비 행렬이 /들린다. 들려! /문밖에서 깡통 들고 /장단 치며 타령하는 /각설이 도깨비 소리가 /말한다. 말해! /삼 대문을 드나들며 /잃은 풍물 주워 꿰는 /먹물번진 도깨비 눈들이 /날개로 지붕 엮은 초가집 둘러보고 /저 홀로 세월 삼킨 은행나무 쳐다보며 /“야! 우리네 옛것이 복덩이 도개비로...” /보인다. 들린다. 말한다. /눈 걸이, 귀 걸이, 입 걸이 된 /낙안성 도깨비들은 /오늘도, 복 고을 찾는 민초들에게 /복 담아 주려고 /정 담아 주려고 /복덩이 퍼 나르고 있다.

 

아무튼 푸른 5월은 선거로 얼룩지지 말고 ‘낙안성 도깨비’를 상기했음 한다.

[옴서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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