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연말 연시

기사입력 2005.12.30 13:21 조회수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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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보내고 맞이하는 같은 일년인데도 올 연말은 유독  깊은 상처와 절망을 우리에게 안겨주고 떠나는 것 같다.

 

▲ 김동권 편집국장

다사다난한 일년을 되돌아보아 아쉬운 마음과 회한이 들지 않는 해가 어디 있겠는가 만은 올해처럼 전 국민 모두가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진 예는 결코 흔하지 않았다.


서민들의 삶이 끝없이 황폐해지고 세대간 계층간 지역간 갈등의 골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어도 삼천리 금수강산이 이렇게 경악하고 절망하지는 않았다.


최전방 GP에서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고 철도공사 유전의혹 사건, X파일과 불법도청사건으로 정국이 들끓고,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고의 삶을 영위하면서도 국민들은 잘 살아 보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여.야가 충돌하여 국회를 내팽개치고 공전시켜도, 호남과 충청일부 지역에 사상 초유의 폭설이 내습하여 막대한 인적 물적 손실을 끼치고 수많은 농민의 삶의 터전이 파괴당했어도 전 국민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정신적 타격은 입히지 못했다.


그러나 줄기세포 연구의 국민적 우상이었던 황우석교수의 참담한 거짓은 여타의 사건들과는  차원이 다른 고통과 상처를 국민의 가슴속에 새겨 놓았다.


그는 끝까지 솔직하고 정직하지 못했다. 변명과 말 바꾸기로 일관하는 그의 모습은 이미 영웅의 모습도 과학자의 모습도 아니었다.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에 모든 것을 걸고 희망을 품었던, 수많은 난치병 환자들의 절망은 누가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겠는가.


그는 아직도 절망에 몸부림치는 난치병 환자들에게 정식으로 업드려 용서를 빌지도 않았다. 줄기세포 원천기술 보유 유무를 떠나 그는 허망을 거짓희망으로 과대 포장시켜 이 사회에 더 이상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잔인한 전염병을 퍼뜨린 용서받기 어려운 사람이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은  국제적 망신은 물론 과학계 전반에도 불 신임을  당하고 있다. 벌써부터 첨단 의약을 개발 중인 제약화사 등은 그 후폭풍을 맞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본의 산케이 신문 등은 황 우석 사태를 보도하며 우리의 민족적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고 세계 과학계가 질투 섞인 시새움에서 비아냥으로 바뀐지 오래다.


진실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어쩌면 우리의 객관적 자화상일지 모른다. 우리는 이 사태의 숨은 공범자이며 공로자는 아닌지 되돌아 보아야한다.


이 엄청난 사태를 통하여 우리는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를 스스로 반성하고 성찰하여 도약하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지 않으면 안된다. 잔인한 연말을 맞아하여 절망속에 갖혀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다가오는 병술년 새해에는 모든 소원이 성취되시길 빌 뿐이다.

[김동권 편집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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